여름에 읽기 좋은 오싹한 공포소설 두 편 추천드리려고 합니다.
사실, 저는 공포영화도 못 볼 정도로 호러, 공포물을 무서워하고 싫어합니다. 그럼에도 덜덜 떨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너무 재미있게 읽었죠. 책을 좋아하는 여러분들의 견문을 넓히고자, 이번엔 무섭지만 여운이 길게 가는 공포소설 2편을 소개합니다.
[책추천] 일본 공포소설 BEST 2
1. 일곱 번째 방
2. 후회하는 소녀와 축제의 밤
1번 도서는 단편소설집인데 기괴하고 끔찍한 장면들도 간간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 편 한 편을 소름 돋게 읽었습니다. 무서운 영화를 보면 악몽을 꾸는 저인데도 굉장히 스릴 넘치고 멈출 수 없는 가독성으로 손에서 놓을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상상도 못해 본, 난생처음 보는 스토리 때문에 더 몰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충격적이면서도 생소하며,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지는 묘사 덕분에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건 꼭 읽어봐야 합니다.
2번 도서는 조금 유치할 수도 있습니다. 일본 애니 '지옥 소녀'같은 분위기 같기도 하니까요. 일본 공포영화, 공포 애니를 글로 옮겨온 느낌입니다. 엄청나게 무서운 호러나 미스터리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스릴 넘치는 3개의 단편 공포 에피소드와 덕분에 모이게 된 4명의 등장인물이 뭉치는 모습을 본다면, 그저 그런 공포소설이 아닌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일본스럽지만, 충분히 풍부하고 오싹한 공포소설입니다.
일곱 번째 방

오츠이치 지음 / 김수현 옮김
고요한숨 / 2020.02.
▶ 11개의 단편소설
일곱 번째 방 / SO-far / ZOO / 양지暘地의 시詩 / 신의 말 / 카자리와 요코 / Closet / 혈액을 찾아라 /
차가운 숲의 하얀 집 / 떨어지는 비행기 안에서 / 옛날 저녁놀 지던 공원에서
오츠 이치는 “장르를 나눌 수 없는 작가”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진짜 이런 장르는 처음 봤다. 대단하다. 안 읽어보면 모른다. 이런 소설은 난생처음이라 당황스럽다. 정말 기괴하고 공포스럽다. 끔찍해서 역겹기도 놀랍기도 하다. 그만큼 묘사력이 뛰어나서 이렇게까지 섬뜩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혹평도 많다. 개연성이 없다느니 사이코패스가 쓴 글 같다고도 한다. 전부 맞는 말이다. 읽다 보면 나도 사이코패스가 될 것만 같다. 그렇게 기괴하기에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더 할지 궁금해서, 책을 놓지 않고 끝까지 볼 수밖에 없었다.
○ 책에서
나는 그녀에게 내가 누구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그녀의 어두웠던 눈동자 속에 불이 들어온 것같이 느껴졌다.
“그럼 이 도랑 상류에 아직 산 사람이 있는 거구나?”
산 사람?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없었다.
“너도 보았을 거 아니니? 못 봤을 리가 없어! 매일 오후 6시가 되면 이 도랑에 시체가 떠내려가는 것을!”
--- pp.22-23 _일곱번째 방
사진은 봉투에 담겨 있지 않고 그대로 우편함에 들어 있다. 사진에는 인간의 시체가 찍혀 있다. 일찍이 내 연인이었던 여자다. 어딘가 땅에 파인 구덩이에 누워 있다. 시체인 그녀의 가슴 위 상반신을 촬영한 사진인데 사진 속의 그녀는 더 이상 원래의 모습이 아니다. 썩은 그녀의 얼굴에 생전의 인상은 남아 있지 않았다.
--- p.97_ZOO
보통 소설이 질렸다? 새로운 장르를 접해보고 싶다? 기괴함, 공포스러운 소설이 끌린다?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충격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울 정도의 책이다.
후회하는 소녀와 축제의 밤

아키타케 사라다 지음 / 김은모 옮김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01.
○ 줄거리
책은 4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1, 2, 3화는 각각의 미스터리한 일에 휩쓸리고 주인공 사야가 해결해 주며 모이게 된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이다. 각각의 이야기가 단편소설 같기도 하다. 요괴와 마물이 등장하고 주인공인 ‘마쓰리비 사야’는 그것을 알고 해결해 준다. 정작 자신의 문제는 비밀을 감추고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7월 21일 축제의 밤, 사야의 오빠가 죽는 날이 왔다. 기괴한 일을 겪은 등장인물 4명은 그날, 결전의 장소인 마을의 오래된 터널로 떠난다. 같은 공간이었는데, 뭔가가 달랐다. 그렇게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들은 마물과 맞닥뜨리며 오빠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 작가
공대 출신의 저자, 이케타케 사라다는 실험이 끝나고 엉덩이 붙이고 앉아 소설을 쓰는 게 일상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소설이 탄생한 걸까, 떡밥은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고 가독성과 흡입력, 전개력 모두 완벽하다. 이번 소설은 제25회 일본 호러소설 대상 대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인 만큼 영상화도 진행 중이라니, 그만한 이유는 읽어보면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 총평
나는 책을 펼쳤을 때는 끝까지 단숨에 정주행 해버렸다. 멈출 수 없는 긴장감(?)과 이야기의 흡입력 때문에 영화관에 앉아 클라이맥스로 가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았다. 그중에 1화가 ‘바닥 아래 숨은 것’인데, 책처럼 바닥에 뭔가가 있을까봐, 읽다가 기절할 뻔했다. 원래도 공포영화, 호러물은 절대 못 보는 기질이 있어서 30년 인생에 경험한 공포물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며, 어렸을 때는 나랑 같이 머리 감는 귀신이 있을까봐 머리 감으면서 헤드뱅잉을 그렇게 했더랬다. 그래서인지 더 무섭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외국이나 우리나라에 나오는 공포는 아니고 일본 괴담에 가까운 무서운 이야기라 보통 사람이라면 아쉬울 수도 있을 정도의 수준이다. 후속편이 매우 궁금하지만(#마쓰리비 사야의 재회), 아직 번역이 안되어 아쉽지만, 기다리는 맛 또한 묘미이지 않을까 싶다.
(사진 출처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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